글자를 읽는 것조차

​말을 꺼내는 것조차

당신의 속마음조차

그 무엇도 이젠 보여지지 않게 되었어

​

가능성은 멀어져가

실패들이 쌓여만가

기다림에 질려만가

노래할 뿐이야 찢어지는 그 순간까지

​

​

스스로의 몸에 새겨진 나의 이유를

나의 눈으로는 읽어낼 수가 없어서

새로운 이유를 새기려 노력해

​그저 하염없이

​

스스로가 내는 목소리라는 것조차

나의 귀로는 전혀 들을 수가 없어서

목구멍이 찢어지는 그 순간까지

그저 노래해

​

아아

나의 몸은 보이지 않잖아

어디로 가버렸어?

​찾을 수가 없잖아

​

아아

나도 언젠간 저 자리에 서서

너를 바라보면서

노래할 수 있을까

​

모든 것이 꿈만 같아

깨어나도 꿈만 같아

잠들어도 꿈만 같아

어느 것이 현실? 도저히 알 수가 없어

​

 바랐던 소망들조차

믿었던 얼굴들조차

거울 속의 모습조차

​이제는 무엇도 사랑할 수 없게 되었어

​

​

스스로도 사랑할 수 없었던 그 소리

사랑스럽다고 말한 당신이 있기에

아직도 영원히 노래하고 있는 거야

아름다워

​

스스로의 형태를 찾을 수가 없어서

녹아내리고 흘러내리길 반복하다

드디어 찾아낸 나의 모습 그 형체는

​환상이야

​

아아

꿈만 같던 그날의 기억들

잊을 수가 없잖아

돌아가고 싶잖아

​

아아

나에게 희망을 줄 수 있잖아

달릴 수 있게 해줘

노래하게 해줄래

​

​

글자를 읽는 것조차

​말을 꺼내는 것조차

당신의 속마음조차

그 무엇도 이젠 보여지지 않게 되었어

​

가능성은 멀어져가

실패들이 쌓여만가

기다림에 질려만가

노래할 뿐이야 찢어지는 그 순간을

​

사랑받은 기억조차

사랑했던 기억조차

떠올릴 수 없었잖아

지금이라고 변한 건 없다고 생각해

​

그럼에도 노래할 뿐

그럼에도 나아갈 뿐

그럼에도 소리칠 뿐

​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수 있길 바라며

​

​